작성일 : 04-12-17 16:25
[해남신문] 속세의 삶 끌어안은 미황사
 글쓴이 : 해남신문
조회 : 2,290  

속세의 삶 끌어안은 사찰로 유명

하룻밤 묵으며 지친마음 달랠수 있어 더욱 좋은 곳.

미황사처럼 많은 전설이 남아있는 곳이 있을까.
그것도 무속신앙에 가까운 전설들이 말이다.
무속신앙에 가까운 전설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얘기는 미황사가 그만큼 일반사람들의 삶을 끌어안은 사찰이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일게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괘불에 얽힌 전설이다.
현재에도 큰 법회때 사용되고 있는 이 괘불은 영험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심한 가뭄이 들때면 이 괘불에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내린다고 하는데 얼마해 전
심한 가뭄이 들어 민심이 흉흉했을때도 기우제를 지내자 비가 내렸다고 한다.
구전에 의하면 괘불 주위에 짐승피를 뿌리고 기우제를 지내면 괘불이 하나님의 마누라이기에 마누라 주변을 씻어내기 위해 하느님이 비를 내려준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다.
또 미황사 뒷산 달마산 정상 봉화대도 기우제를 지내면 비를 내려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심한 가뭄이 들때면 미황사에서는 괘불과 봉화대에 각각 기우제를 지내는데 기우제를 지낸후에는 영험하게도 하늘에서 꼭 비가 내린다는 것이다.

미황사에 전해지는 이같은 이야기는 백성들의 삶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그 염원을 불교속으로 담아낸 미황사의 모습을 엿보게 한다.

미황사의 흥망성쇄와 관련된 설화도 다른사찰에서 찾기 힘든 내용이다.
1백50년 전에는 미황사가 꾀 큰 사찰이었다고 한다. 당시 절에서는 중창불사를 벌이려고
스님들이 군고패를 꾸려 해안을 돌면서 일종의 순회 공연을 하며 시주를 모왔다.
어느날 설쇠 맡은 스님이 어여쁜 여인으로부터 유혹을 받은 꿈을 꾸고는 오늘은 쉬자고 했는데 주지스님이 듣지 않았다. 결국 그들은 완도, 청산도 공연을 하러 갔는데 가던중 폭풍을 만나 설장고 맡은 스님 하나만 남긴채 모두 떼죽음을 당했다는 것이다. 남은 것은 절에 남아 있던 나이든 스님과 군고 꾸리는데 투자한 빚더미뿐, 미황사는 그만 망해버렸다는 얘기다.

이 전설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군고는 송지 산정에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진법군고 깃발에는 바다거북을 타고 있는 삿갓 쓴 스님이 그려져 있다.
농경사회에서 공동체문화로 대표되는 풍물을 스님들이 치면서 시주를 했다는 것은 흥미있는 부분이다. 일반인들과 한데 어루러져 뛰놀고 부대끼면서 시주했다는 이 설화도 놀이를 통해 백성들과 함께했던, 미황사에서만 접할수 있는 이야기다.

1백50년 전의 중창불사 그 염원이 이제야 이루어지는지 현재 미황사에는 중창불사가 한창이다. 현공스님에 의해 1백50년 전의 염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황사여서 그럴까. 주변마을민들의 미황사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1969년에 명부전이 쓰러지자 미황사는 당시 여력이 없어 명부전에 모셔진 지장보살과 시왕을 대응보전 한켠에 임시로 봉안했다고 한다. 목포에 있는 달성사에서 이분들을 모셔가겠다며 대둔사의 허락까지 받았다는 것. 그런데 미황사 인근 마을민들이 극구 반대하며 마을민들이 울력을 통해 명부전을 짓고 지장보살과 시왕을 다시 모셨다는 것이다. 비록 조그만하고 화려하지는 않았던 건물이었지만 주변 마을민들의 미황사에 대한 애정을 엿볼수 있는 건물이었다.

항상 일반인들과 함께해 온 미황사의 모습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미황사는 누구나 쉬어갈수 있는 사찰로 알려져 있기때문이다. 미황사를 찾아와 하루밤 묵어가는 사람들은 불교인들만이 아니다. 어떤 종교를 가졌건 불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건 그러한 것은 미황사에서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저 부처님 세계에 들어선 중생인만큼 편히 쉬게 배려해줄 뿐이다.

미황사에 가면 꼭 맛볼것이 있다. 금강스님이 직접 내주는 차다.
금강스님은 찾아오는 모든이에게 넉넉한 차를 대접해준다.
금강스님의 차 솜씨는 이미 일품으로 알려져 있다.
편히 쉬어서 좋고 넉넉함이 있어서 좋고
사찰속에서 맛보는 차가 있어서 좋은 미황사를 찾아가보자.
미황사만큼 모든 사람을 넉넉히 안아주는 사찰도 찾기 힘들것이다.

미황사 세심당에는 많은 책이 전시돼 있다. 불교서적에서 사회과학서적 문화관련서적까지, 며칠 빌릴수도 있고 사찰내에서 잠깐 독서를 해도 좋다.
대부분 사람들은 사찰에서 묵는다는 것에 대해

“너무 좋겠다. 머리좀 식히고 올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새벽 예불을 드려야되지 않을까 숙식을 제공받은데 그만큼 시주를 해야되지 않을까 여러 가지를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미황사는 세속에서 지치고 힘들었던 마음을 풀고 편안한 마음을 얻었다면 그것으로 부처에 대한 공양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미황사는 열려있고 넉넉한 사찰이다.


〈박영자 기자〉 2000년 0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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