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4-12-17 16:54
[해남신문] 삶의 향기
 글쓴이 : 해남신문
조회 : 2,270  
<삶의 향기>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

열린 사찰 열린 스님
해맑은 웃음 넉넉한 마음의 수도승


달마전 앞뜰의 매화는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뜨릴 듯 한껏 부풀어 있고
겨울을 붙잡으려는 싸락눈은 산사의 지붕에 소담스럽게 내려앉는다.
야외에 설치된 아궁이에는 염색천을 삶는 행자스님의 손길이 바쁘고 아이들은
눈 내리는 검은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리고 환호한다.
겨울방학 수련회를 위해 전국에서 모인 25명의 아이들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아름다움과
사랑을 온 몸으로 느끼며 7박8일 일정의 미황사 한문학당에 매료돼 있다.

"아파트와 학원을 오가는 도시 아이들에게
눈 돌리고 숨쉴 수 있는 또다른 따뜻한 세상이 있음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수행과 포교가 함께 이뤄지는 열린 사찰로 전국에 땅끝 해남의 이미지를
새롭게 알리고 있는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은 현대인의 정신적 공백을 메워줄 수행공동체가
필요하다고 느껴오던터에 그 역할의 일부를 미황사가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작은 산사음악회와 괘불제' 템플스테이, 참선법회, 한문학당 등 1년 내내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스님은 자연속에 호흡하며 타인을 배려하고 절제하는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게 하는 포근한 마음의 고향을 만들어주고 있다.

방학기간동안 진행하고 있는 단기출가형식의 한문학당도 한문이나 불교문화를 가르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한문학당 학동들은 명심보감, 법구경, 사자소학 등에서 발췌한 성현들의 말씀을
통해 생활예절과 올바른 인성을 연마하고 하루에 한시(漢詩) 한편씩을 암송하며 선인들의 넉넉함과
여유로움으로 마음의 수양을 쌓는다.

테마별로 진행되는 문화체험에서는 초의선사 유적지와 차밭, 차공장 등을 순례하는 차문화답사,
고산 윤선도, 영랑 김윤식, 김남주, 고정희, 소요대사 등의 시와 삶을 조망하는 시문학답사,
강진청자, 칠량옹기, 영암도기, 목포 신안해저유물 등을 견학하는 도자기문화답사 등
우리지역 인근을 답사하며 더 넓은 우리 것에 눈뜨게 한다.

이번 방학기간에는 숲해설가와 염색전문가를 초빙해 다양한 생태체험을 마련했고
단청해보기와 연등만들기를 통해 우리의 전통문양을 모사해 봄으로써 옛것의 화려함과
편안함을 직접 느끼도록 했다.

스님은 올해에도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템플스테이나 참선법회를 활성화시켜 스님의 수행하는 모습을
일반인에게 전달, 현대인들의 건전한 삶의 문화를 정착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
1300년동안 사찰이 유지되는데는 재가자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따라서 사찰의 전통공간과 자연, 문화를
일반에 회향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스님의 생각이다.

"미황사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포근해져요."
서울에서 왔다는 강성진씨의 표현처럼 열린사찰 미황사는
오늘도 현대인의 메마른 가슴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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