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4-12-17 17:05
[불교신문] 불교신문 구도문화기행- 미황사
 글쓴이 : 불교신문
조회 : 2,635  

산사체험에 남도문화도 익히고…

새벽예불,참선...미황사 낙조에 환희심 무위사 벽화보고 도갑사로 문화기행도


불교신문은 지난 6월27일부터 30일까지 2박3일 동안 새로운 형식의 답사를 처음 실시했다.

이름하여 ‘구도문화기행’. 기존의 답사형태를 탈피해 사찰체험과 문화기행을 함께 접목해 수행 속에서 참나를 찾고 유적을 통해 역사의 숨결을 느끼는 첫 시도에 22명의 ‘신(新) 구도자’들이 동참했다.

12세 초등학생부터 69세 할아버지까지, 휴가를 내고 찾은 군 법무관부터 작품구상을 위해 참석한 소설가까지, 서울에서 청주에서 부산에서, 다양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화두를 갖고 구도문화기행의 첫 관문인 해남 땅끝 미황사로 향했다.

장마전선의 갑작스런 북상으로 퍼붓듯 내리는 비속에서 서울 조계사를 출발, 천리길을 달려 6시간 만에 도착한 해남 미황사. 22명의 구도자(求道者)들은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산사에서의 첫 밤을 맞이했다.

황토로 물들인 수련복으로 갈아입은 사람들은 나이의 많고 적음과 지위의 높고 낮음을 벗고 모두 똑같은 순수한 구도자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저녁공양을 마치고 밤 9시 자하루에 모인 사람들에게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은 사찰에서 갖춰야 할 예절을 말하고 있었다.

합장, 절, 참선자세 등 처음 듣는 설명이 아니었지만 구도자들은 생경한 듯 곱씹으며 열심히 듣고 따라했다. “왼손 왼발은 나, 본질을 상징합니다. 오른 손발은 다른 모든 것, 현상을 가리키죠. 그래서 가부좌를 틀 때 활발하게 움직이는 오른발을 왼발로 눌러 본질을 참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반가부좌를 튼 사람들은 5분도 채 안돼 고통으로 몸부림치고 있었다. 이렇게 구도자들은 나와 내 몸과의 첫 대화를 시작했다.


#참선 화두는 ‘모기’



사진설명: 미황사 뒤편 달마산에 올라 설명을 듣는 순례단.
다음 날 오전4시 새벽예불, 그리고 5시 참선. 각자의 화두를 들었던 구도자들은 곧 화두를 바꿔야 했다.

‘모기’. 마음을 비울라 싶으면 옷과 피부를 후벼 파는 모기의 등장에 사람들은 갈등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모기를 쫓을 것인가 내 마음의 번뇌를 쫓을 것인가.

하지만 10여 분이 흐른 뒤 구도자들은 뒤척임을 멈추고 삼매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30분간의 참선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구도자들은 안개에 휩싸인 흙탕길을 헤치고 부도전까지 산책하며 자신이 참구한 화두를 다시 한번 점검했다.

오전8시 다시 자하루에 모인 사람들은 금강스님에게 차에 대한 이야기와 다도를 배웠다.


#산행 그리고 낙조

이날 오후 금강스님은 특기인 탁본실습 시간을 마련했다.

기와에 새겨진 다양한 문양을 직접 탁본하는 사람들은 진지하기 그지없었다. 한지에 물을 너무 많이 묻혔거나 마르기도 전에 먹물을 들여 실패하자 구도자들의 입에선 안타까운 탄성이 흘러나왔다.

“구멍이 나버렸네.” “법우님은 정말 잘 나왔는데요.” 1시간 예정이었던 탁본실습은 2시간을 훌쩍 뛰어넘었다. 저마다의 작품들을 자하루 벽에 붙인 구도자들은 뿌듯한 마음에 계속 뒤돌아 바라봤다.

어느덧 하늘은 안개를 걷어내고 맑은 세상을 선보였다.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고 당장 미황사 뒤편 달마산으로 오르자고 성화다. 그래서 산행이 시작됐다. 비가 온 후라 미끄럽고 가팔랐지만 위에서 당기고 아래에서 밀어 서서히 정상에 다다랐다. 그리고 보이는 남해안 아름다운 풍광. 멀리 목포가 보이고 완도, 진도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장관에 오르는 힘겨움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http://www.buddhistnews.net/pds/news/photo/1_152/200307021057152539.jpg

산행에 함께한 불교신문 주필 법인스님은 선시로 구도자들의 가슴을 더욱 넓혀 놓았다. “큰 바위 작은 바위 모두가 부처인데 공연히 부처 새겨 법신불 상했네.” “하필이면 서쪽에만 극락세계랴. 흰 구름 걷히면 청산인 것을.”

산행을 마친 사람들은 미황사만의 또 다른 장관인 낙조를 볼 수 있었다. 명부전 처마 밑 풍경에 매달린 빨간 태양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사람들은 마음에 부풀어 오르는 환희심을 감추지 못했다.

“미황사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봤으니 이제 다시는 안 오겠네요.” 법인스님이 던진 질문에 구도자들은 입을 모은다. “아니요, 또 올 거예요.”


#그리고 문화기행

구도문화기행 마지막 날, 어김없이 새벽예불과 참선이 이어지고 구도자들은 서둘러 짐을 쌌다. 짐을 싼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자리를 비우고 흔적을 없애 새로운 구도정진을 떠나려는 수행납자가 된 듯 방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수련복을 빨았다.

미황사를 출발한 사람들은 문화기행에 들어갔다.

10만평이 넘는 저수지에 가득한 신방리 연꽃밭, 해송이 아름다운 송호해수욕장, 한반도 남단의 최종점인 땅끝, 벽화로 유명한 강진 무위사, 신라 4대 고승 중 한명인 도선스님의 숨결이 살아있는 영암 도갑사까지. 숨가쁜 나를 잊고 진정한 나를 찾으며 수천년 역사 속에서의 나를 만나기 위해 마련한 ‘구도문화기행’의 첫 만남에서 구도자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시 서울로 향했다.

해남=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사진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 구도문화기행을 다녀와서

새벽도량석 신선

탁본실습도 재미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산사에서 휴식을 취하고자 신청한 구도문화기행. 천리길을 달려 도착한 미황사에는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도착하여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반갑게 맞이해주신 금강스님의 미소를 본 순간 봄 햇살에 눈 녹듯이 피곤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고, 공양주 보살님께서 정성들여 차려주신 저녁공양을 맛나게 들었다. 산사의 정경에 공양주 보살님의 정성까지 곁들였으니 산해진미는 저리가라였다.

도량석을 시작으로 맞이한 산사의 아침. “지심귀명례…” 지극 정성으로 불보살님께 아침인사를 드리고 갖는 참선의 시간을 통해 내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었다.

금강스님의 지도하에 처음으로 해보는 탁본실습 시간. 스님의 설명을 듣고 종이를 붙이고, 물을 뿌리고 정성들여 솜방망이로 두드리면서 도반들의 모습을 훔쳐본다. ‘아! 저 도반은 저렇게 하는구나, 어? 저 도반 것은 잘되었는데, 내 것은 왜 이러지…?’ 2시간에 걸친 탁본실습 시간이 끝나자 자하루는 어느새 조그만 전시회장이 돼있었다. 자하루 여기저기에 붙여 있는 도반들의 탁본을 통해 바라본 문양은 그저 감탄을 자아낼 뿐이다.

소금강산이라 불리는 남도의 달마산을 법인스님의 인도 아래 오르기를 몇 시간. 정상에서 바라본 미황사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마지막 날 아침, 예불이 끝나고 응진전에 올라 백일기도를 다짐하면서 한 배 한 배 정성들여 절을 올려본다. ‘다겁생래 업장은 소멸되고 지혜는 증장되게 하여 주옵소서.’

금강스님의 배웅을 받으면서, 차량에서 뒤돌아 본 달마산 미황사는 처음 우리를 맞이했던 그 때처럼, 그렇게 의연히 서 있었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자신을 다시 추스를 수 있었고, 기도의 필요성을 절감한 시간이었다. 끝으로 이런 기회를 마련해 준 불교신문에 감사하며 다시 한번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기원해 본다.

이계복 / ‘송광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

2003-07-02 오후 1:31: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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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맛 08-11-04 20:52
답변 삭제  
글쎄요~선시란 전체적으로 불성을 찬탄하는 이면의 뜻이 내포 되는데, 그게 좀 안보이네요~...아마도 내가 눈이 낮아서 일지도~...그래서 질문 한번 들어 갑니다~...."흰구름 안걷혀도 청산 인데, 큰바위 작은바위에 부처는 왜 새길까?"....모르면 밥값은 어김없이 청구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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