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4-12-17 17:11
[만불신문]민중과 숨쉬는 포교 새지평 열어
 글쓴이 : 만불신문
조회 : 1,804  

<민중과 숨쉬는 포교 새지평 열어>
한국불교 새 얼굴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

서설이 오락가락 하는 입춘 전날 해남 터미널에서 미황사 가는 군내버스에 올랐다.
“아, 이젊은 양반이 미황사를 간다 안합디여”
“옴마, 절에는 뭣하러 간다요?”
“거기 주지 시님이 또 뭔 행사를 벌이는 갑제...”
읍내 장을 보고 돌아가는 촌로들은 미황사를 찾아간다는 기자의 말에 흡사 자신의 집안 일 인양 반기며 한마디씩 거들었다.
지역주민들의 미황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미황사=우리절’,산사포교의 새 모델
새로운 산사포교의 전형을 만들어 내고 있는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
1000일 기도 정진 중인 금강스님을 만났을 때 스님은 “아무것도 않고 놀고 있는데 취재를 와서 걱정”이라며 웃었다.
스님은 밝고 유쾌한 말솜씨로 상대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금강스님은 지난 2001년 봄 주지 소임을 맡으면서 큰돈을 들이거나많은 인력을 동원할 수 없는 작은 사찰도 쉽게 할 수 있는 문화포교 프로그램 개발에 몰두했다.
분명한 목적의식과 현대적 방식으로 신중사찰 포교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한 것이다.
매년 가을에 개최하는 괘불제와 산사음악회가 그 첫 결실이다.
작은 음악회 ‘별이랑 달이랑 사람이랑’은 유명가수나 밴드가 등장하지 않는다.
인근의 평범한 시민들, 한문학당 어린이, 소리꾼 할아버지 같은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대동마당이다.
또 사월초파일에는 송지면 주민들과 함께 경로잔치를 벌인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주민들 모두 미황사가 ‘우리절’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이제 절의 대소사는 주민들의 손을 빌어 치를 정도다.
월드컵기간 중에는 외국인 대상의 템플스테이를 열었다.
또 IMF시절에는 실직자를 위한 산사체험을 열어 불교의 사회적 역할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매년 여름과 겨울방학중 여는 ‘어린이 한문학당’도 인기다.
도심사찰의 신도회 수준은 아니지만 ‘수선회’ 와 ‘경전읽기반’ 운영을 통해 신도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금까지 큰 시행착오 없이 이런 저런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평가도 좋다.
이미 교계 안팎에서는미황사를 산사포교의 새로운 전형이라고 평가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달마산의 지게스님’ 별명얻어
스님이 불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고1때 은사 자운스님을 만나면서 부터다.
두해동안 대흥사에서 행자 생활을 보내고 해인사 강원에서 공부를 마쳤다.
스님은 1991년 중앙승가대에 진학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1994년 종단사태의 와중에 중앙승가대 총학생회장으로 종단개혁의 한 가운데 서게 된 것이다.
하지만 종단사태가 마무리될 무렵 스님은 미련없이 서울을 떠나 미황사로 돌아왔다.
스님이 미황사를 처음 찾은 것은 지난 1989년 가을 은사스님과 함께였다.
그 당시 미황사는 잡목들이 우거져 절터를 알아보기도 힘든 지경이었다.
건물이라고는 대웅전과 응지넌이 고작이었다.
해가 잘 들지 않는 탓에 살던 스님마다 몇 해 지나면 병이 들어 떠났다.
한때 300여명의 대중이 살았다는 천년고찰 미황사는 120년 넘게 버려진 채 가끔 마을사람들이 올라와 지켜주는 초라한 암자의 모습이었다.

지리적 약점을 보물로 바꿔
미황사 중창불사는 1993년 전 주지 현공스님이 먼저 시작했다.
몇 해 뒤 금강스님이 합세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스님의 별명인 ‘지게스님’도 이즈음 마을사람들로부터 얻은 것이다.
불과 10년 만에 대웅전을 제외한 9개의 건물을 새로 지었다.
남들은 이렇게 외진 곳에서 어떻게 이런 불사가 가능하겠느냐고 했지만 스님의 생각은 달랐다.
지리적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주변환경은 오히려 미황사를 숨겨진 보물로 돋보이게 했다.

올해는 금강스님에게 각별한 해다.
오는 3월 1일이 그동안 1000일째 계속해온 기도정진의 마지막 날이다.
또 10월 23일에는 10년간 진행해온 중창불사를 회향한다.
스님의 1000일 기도는 지금까지 해온 불사를 원만히 회향하는 것. 한편으로 주지 소임을 맡은 탓에 부족해질지도 모르는 수행의지를 다지는 방편이기도 했다.
땅끝 절에 오는 10월 까지 불자 2000명의 서원을 모아 만근짜리 대종을 조성하고 범종각을 복원해 10년간의 중창불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금강스님은 이제 다시 새롭게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산사음악회 같은 문화 포교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수행체험을 통해 포교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미황사를 출.재가자가 구분 없이 수행하고자 하는 이들이 언제라도 찾을 수 있는 산사체험과 수행중심 사찰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금강스님은“미황사를 늘 대중과 함께수행하는 도량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모든 고민의 초점을 맞추고 생활하지만
자칫 소홀해 질지 모르는 자신의 수행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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