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05-03 09:38
광주일보에 실린 참사람의 향기...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2,123  
휴대전화를 끄니 ‘마음의 소리’가 들렸다”
깊은 산사(山寺)로 떠난 사람들은 문명의 이기(利器)를 맨 먼저 던져버렸다. ‘나’를 옭아매던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니 가슴 속 본래의 ‘나’가 보이고, 주변 사물의 모습과 외침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을 끊임없이 갈구하던 이들이 7박8일의 출가수행에 나섰다. 해남 달마산 미황사(美黃寺·해남군 송지면)에서 15∼22일까지 열리는 ‘참 사람의 향기’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서울·익산·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16명의 참가자는 ‘나를 되돌아 볼 기회’를 갖기 위해 모였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휴가를 내고 온 사람도 많았다. 세속의 상징인 휴대전화의 전원을 끄고 승복으로 갈아입으면서 여유를 느낀 표정들이었다.
짧은 자기 소개와 사찰 예절 습의(習儀) 후 곧바로 묵언(默言) 수행에 들어갔다. 참가자들은 수행기간 동안 절대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묵언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나와의 대화’. 세속의 소리에서 벗어나니 바람소리·새소리·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가 들렸다. 잠깐 동안에 적막함은 친구가 되기 시작했다. 가부좌·합장 등 불자의 자세와 행동을 배우고 나니 어느새 저녁 예불 시간이 됐다. “그릇이 가득 차있으면 향기로운 차를 담을 수 없듯 비워야할 내 그릇을 비우는 것이 ‘절’”이라는 주지 금강(金剛) 스님의 말을 떠올리면서 절을 올렸다.
본격적인 참선이 시작됐다. 반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으려니 다리가 금방 저려와 집중이 되지 않았다. 금강 스님은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습니다. 다리에 신경을 쓰니까 다리가 저리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집중하세요”라고 말했다.
수행 이틀째인 16일 새벽 4시. 예불을 끝내고 참선에 들어갔지만, 저절로 감기는 눈에 자세가 흐트러지기 일쑤였다. 금강스님의 죽비 소리에 정신을 차리기를 여러 번. 생각과 달리 몸은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간단한 산책과 아침공양, 다도가 이어졌다. 오전 9시부터는 포행(布行·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수행하는 방법)이다. 따뜻한 햇볕과 달리 산을 넘어오는 바람은 차가웠다. 하지만 참가자 모두 한마디 불평도, 찡그림도 없이 수행을 마쳤다. 오히려 조금씩 후련해진 표정이었다. 참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그렇게 오는 22일 회향식(回向式)까지 계속된다.
대전에서 온 주부 박찬자(38)씨는 “서툴고 어렵기는 하지만 수행을 통해 참된 나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8일 후 달라진 내 모습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기자의 질문에 말 대신 메모지에 적어준 글이다.
미황사의 ‘참사랑의 향기’는 오는 6월부터는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열린다. 문의는 홈페이지(www.mihwang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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