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8-28 16:47
펜화가 김영택 화백, 땅끝 해남 미황사서 펜화전 -불교신문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58  
펜화가 김영택 화백, 땅끝 해남 미황사서 펜화전
  •  박인탁 기자
  •  승인 2019.08.27 15:37


0.05mm 펜으로 50만번 선 그어 탄생시킨 대작불사

50세 나이에 ‘산업디자이너’서
불모지 ‘펜화’세계에 뛰어들어

사진 아닌 인간 시각 특성 맞춘
독창적인 ‘김영택 원근법’ 개발

금강산 신계사·황룡사 9층 대탑
伊 콜로세움 등 300여점 그려
9월30일까지 대표작 40점 전시
8월30일부터 9월30일까지 한달간 미황사에서 열리는 김영택 화백의 펜화전에는 금강산 신계사 등 대표작 40점이 선보인다.

김영택 화백은 늦은 나이인 50세 때 성공한 산업디자이너에서 펜화가로 전환하는 일생일대의 결단을 내렸다홍익대 미술대학에서 공업디자인을 전공한 김 화백은 1972년부터 제일기획 등 광고기획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를 거쳐 1977년 종합 디자인 회사인 홍인디자인그룹을 설립해 제품디자인과 건축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993년 국제상표센터(ITC)가 전세계 최정상급 디자이너 54명에게만 부여하는 디자인 앰배서더로 선임하는 등 김 화백은 디자이너로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러다 1994년 벨기에에서 열린 1회 세계 로고 디자인 비엔날레에 참석한 뒤 잠시 들른 프랑스 파리에서 우연히 본 펜화 작품들에 매료됐다김 화백은 이를 통해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펜화로 그려보고 싶다는 원력을 갖고 펜화가로서의 새로운 길에 도전했다.

주말마다 펜화를 그리다가 이듬 해 회사마저 정리한 김 화백은 고 건축물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 나섰다중학생 때 장난으로 만든 위조지폐에 주위사람들이 감쪽같이 속아 넘어갈 만큼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좋았던 김 화백은 유럽의 아류가 되긴 싫다며 유학길에 오르지 않고 독학으로 펜화를 익혀나갔다.

2002년 시작해 10년간 중앙일보에서 펜화기행을 연재하면서 펜화가로서의 이름을 알려나갔다. 1년 넘게 통도사에서 머물며 그린 통도사 펜화는 2003년 통도사 달력으로 태어났고, 2004년 학고재에서 처음으로 초대전도 열었다이후 20회 남짓 개인전과 초대전특별전 등을 열었고 LG그룹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범어사 등 여러 달력에도 김 화백의 작품이 담겨졌다특히 국가브랜드위원회가 한국 대표작가로 김 화백을 선발했으며 교학사가 발행한 중등 미술교과서에도 김 화백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김 화백은 사진과 다른 회화적 요소를 더하고서양화 원근법이나 사진과 달리 인간 시각 특성에 맞춰 새로운 화법인 김영택 원근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15세기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성업을 이뤘던 기록펜화는 19세기 사진기의 등장으로 그 역할이 끝나서 서양에서 조차 명맥이 끊겼다가 김 화백에 의해 재탄생한 것이다. 0.05mm 세밀한 펜으로 50만번 이상의 선을 그어 완성한 해남 미황사와 금강산 신계사 작품에는 김영택 원근법을 이용함으로써 현장에서 본 감흥이 그대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김 화백은 다양한 경험과 깊은 지식많은 자료를 토대로 사라진 문화재를 복원해 박물관이나 전시관에 선보이고 있다김 화백이 복원화로 재현한 황룡사 9층 대탑이 경주 황룡사역사문화관 로비를 빛내고 있으며 세종대왕기념관김좌진장군기념관 등지에서도 김 화백의 작품들이 또 다른 문화재로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호류지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 등 세계유산들도 김 화백의 손끝에서 복원되기도 했다.
 

작품 활동 중인 김영택 화백 모습.

한국펜화가협회 명예회장인 김 화백은 펜화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펜화 장르를 정착시켜 한국 펜화가의 태두(泰斗)’로 평가받고 있다김 화백은 25년간 그린 300여 점의 펜화 작품 가운데 대표작 40점을 엄선해 8월30일부터 9월30일까지 한 달 동안 땅끝마을 해남 미황사 자하루에서 전시한다특히 김 화백은 올해 초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은 뒤 미황사에 작업실까지 차리고 작품활동과 기도에 매진하고 있다.미황사에서 쉬다보니 병세가 호전돼 항암치료까지 중단한 채 부처님 품에 모든 것을 맡긴 것이다.

김 화백은 펜화를 위한 취재 여행은 한 곳을 두 번 찾기 어렵지만 미황사는 1997년 봄 처음 찾은 뒤 절이 아름답고 스님이 좋아 자주 찾다보니 대웅보전만 세 번 그렸다면서 그동안 많은 전시를 했지만 이번 전시만큼 마음이 설레는 전시는 처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도 “1mm안에 다섯 개의 선을 그릴 수 있는 능력으로 완성한 법당 처마 공포의 섬세한 조각들을 보면 인간 능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해진다면서 오묘한 펜화의 세계를 마음껏 감상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해남 미황사 전경.
황룡사 9층 대탑 복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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