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4-02 17:51
수행으로 자신감 얻을때 뭐든 할 수 있는 마음 생겨
 글쓴이 : 금강
조회 : 2,064  
2012.11.21 15:03 입력 발행호수 : 1171 호 / 발행일 : 2012-11-21
 
생활수행과 불교의 현대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한 길을 걸어온 우리는선우가 창립21주년을 기념해 이 시대 멘토 7명을 초청, 릴레이 힐링법회를 열고 있다. 고통의 원인을 분석하고 치유법을 나누는 힐링법회 내용을 요약 게재한다.
 
불교의 아픔 치유역할 당연
참사람운동이 바로 그 시작
 
부처님은 열악한 환경서도
승가라는 공동체 모델 확립

누구나 용기갖고 정진하면
깨달음이란 멀리 있지 않아
 
 
 
▲금강 스님
 
 
 

얼마 전, 판소리 심청가에서 심봉사가 눈 뜨는 장면을 들으며 굉장히 멋진 법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눈을 뜨려고 한다면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눈뜬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모른다면 그냥 체념하고 살기도 하겠죠. 그런데 눈뜬 세상이 어떤 줄 안다면 온갖 어려움에도 떠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똑같은 고뇌를 합니다. 죽음은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늙음의 문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건강하게, 제정신 가지고 마지막까지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생로병사의 고뇌라고 하는 것은 부처님 재세시나 지금이나 어려운 문제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한 구도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그리고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셨습니다. 저는 이것이 부처님의 가장 큰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극복 못할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법문을 듣거나 강의를 듣거나 책을 보는 것만으로는 절대 변화할 수 없습니다. 오직 수행을 통해서만 해탈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뇌도 수행을 통해서 극복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살고 있는 미황사에서 여러 가지 수행관련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7년, 조계종 5대 종정을 역임하셨던 서옹 스님께서 일을 도와달라며 저를 부르셨습니다. 은사스님께서 서옹 스님의 제자였던 인연으로 저를 찾으셨던 겁니다. 그때 저는 아, 이번이 기회구나. 내가 모시려고 해도 모실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 3년 동안 스님을 모셨습니다. 스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지금 20세기는 욕망의 시대다, 욕망의 극대화에 눈이 멀었다, 생명을 무시하는 철학과 사상이 난무하고 있다, 인류는 결국 최대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럴 때에 수행하는 사람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참사람운동’을 해야 한다….

스님 말씀을 들었을 때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스님은 그 연세에도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셨습니다. 저는 스님의 ‘참사람운동’은 ‘수행운동’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백양사에서 3년 동안 ‘참사람 수행결사’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당시는 IMF 경제위기로 다들 어려웠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실직자를 위한 단기출가 수련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마침 조계종 각 본사 포교국장 스님들 앞에서 사례발표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1970~1980년대 한국사회의 모든 지성인들이 민주화를 외쳤다, 그런데 스님들은 시대의 아픔을 품어주지 못했다, 이제 IMF 경제위기가 닥쳐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고통을 받고 있는데 1주일만이라도 사찰을 개방하고 실직자들을 쉬게 해주자….

그런데 스님들은 그런 사람들이 절에 들어오면 어수선해져서 안 된다고 했습니다. 또 돈도 안 되는데 왜 하느냐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때 전국 사찰에서 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찾았을 것이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했겠습니까. 생로병사의 근본적 고뇌를 수행으로 극복해왔던 불교에서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는 역할은 하지 못했던 겁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2000년 봄, 백양사를 떠나 미황사 주지소임을 맡게 됐습니다. 처음 주지를 맡았을 때, 이번 생에서 성불하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주지를 하면서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서옹 스님의 수행방법을 미황사에서 실천해보자. ‘7박8일 참사람의 향기’라는 수행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아무도 오지 않더라도 나는 무조건 수행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2005년부터 시작했는데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합니다. 그 기간 동안에는 참가자들이 다 묵언합니다. 유일하게 말하는 사람이 저입니다. 늘 수행에 관한 이야기만 합니다. 수행이야기만 하면서 1주일을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사람들은 어떤 일이 닥쳤을 때 그것에 대한 자신감을 잃곤 합니다. 과거를 돌아보며 자신감이 없어지고 또 다른 사람의 시각을 의식하며 자신감이 없어집니다. 이는 결국 실패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수행을 하면 당당한 자신감이 생깁니다. 스스로에 대한 소중함이 느껴지고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7박8일로 깨달음을 얻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용기를 가지고 정진할 때 깨달음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5일전에 중학생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문제 학생들이었습니다. 예불 끝나고 참선을 하는데 학생 모두가 자리에 엎어져있었습니다. 20분이 지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가만히 뒀습니다. 25분 지나자 하나둘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못 이기니까 포기하는 것이죠. 30분쯤 되니깐 모두가 일어나 허리를 똑바로 폅니다. 숨소리도 깊어지고 고르게 됩니다. 불만도 없어집니다.

참선이 끝나고 아이들에게 글씨를 하나 쓰게 했습니다. ‘수류화개’. 물 흐르고 꽃 피듯이. 지나간 과거는 한순간도 다시 돌아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늘 후회합니다. 지나가고 난 다음에야 후회하지만, 사실 그 자리에 있을 때는 그것이 최선입니다. 그래서 과거는 늘 그대로가 완성일 뿐입니다. 아이들에게 물 흐르듯이 멈추지 않고 흘러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꽃이 핀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봄이 온다고 해서 꽃이 피는 것은 아닙니다. 온갖 정성을, 온 마음을 다했을 때 꽃이 피는 것입니다. 매순간 온 마음을 내는 것, 이것이 바로 ‘수류화개’입니다. 내가 어제의 내가 아니듯 지금의 너는 오늘의 너다, 지금 우리는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해줬습니다. 그 뒤로 아이들이 많이 순해지더군요. 아이들 바뀌는 모습에 식구들도 좋아합니다.

부처님께서 살아계실 당시는 정말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평등한 시대가 아니라 최고의 불평등 시대였습니다. 아버지가 노예계급이면 아들도 노예계급이고 손자도 노예계급이었습니다. 그렇게 불평등함이 뚜렷하게 존재하는 사회에서 부처님은 ‘승가’라고 하는 공동체 모델을 만든 것입니다. 부처님은 가장 평등하고 가장 청정한 공동체 모델을 세상에 선보였고 그것은 지금까지 내려왔습니다. 부처님이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이루시고 승가를 만드셨던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쫒아 이 시대에 수행 공동체, 평등 공동체, 지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역사와 사람이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입니다.

정리=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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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행 13-04-28 14:36
답변  
스님!...감사합니다...()()().
아침햇살 13-10-17 00:18
답변  
왜 이리..부족한 것 투성인지요.. 글을 읽고 있으려니 내 자신 참으로 초라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이정주 13-10-21 18:55
답변 삭제  
스님! 고맙습니다. 간절히 염원합니다. 수행공동체! 평등공동체! 지혜공동체!
사람이 서로를 보듬어 가고 배려하며 사는 참 삶의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blue 13-10-23 10:25
답변 삭제  
이 아침..
  법문을 읽는 내내 환희심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부처님 같은 스님 얼굴과 목소리가 오늘도 용기있게 살라고
  어깨를 다독여 줍니다.
  건강하십시요_((()))_
에포케 18-01-17 09:32
답변  
‘수류화개’. 물 흐르고 꽃 피듯이. 지나간 과거는 한순간도 다시 돌아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늘 후회합니다. 지나가고 난 다음에야 후회하지만, 사실 그 자리에 있을 때는 그것이 최선입니다. 그래서 과거는 늘 그대로가 완성일 뿐입니다. 아이들에게 물 흐르듯이 멈추지 않고 흘러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꽃이 핀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봄이 온다고 해서 꽃이 피는 것은 아닙니다. 온갖 정성을, 온 마음을 다했을 때 꽃이 피는 것입니다. 매순간 온 마음을 내는 것, 이것이 바로 ‘수류화개’입니다. 내가 어제의 내가 아니듯 지금의 너는 오늘의 너다, 지금 우리는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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