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7-12-09 17:53
주지는 휴가없나....
 글쓴이 : 금강
조회 : 4,472  
큰일...... 2부
많이 기다렸지요.

다리 부러진 이야기하려다 싱겁게 되었습니다.
언제 생각나면 꼭 쓰겠습니다.

수행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여
또 만들어진 공간이기도 하고
또 자주 글을 쓰다보면 글발이 늘어난다는 말에 혹하여
다시 수행일기를 쓰기로 하였습니다.
아무 계획없이 이것저것 생각나는데로 써야겠습니다.

얼마 전 11월이 다 가기 전에 중국에 다녀왔습니다.
1년 전에 계획하기로는 11월 내내 어디로 떠나는 것이었는데 그것이 잘 안되었습니다.
미황사 주지를 맡은지 8년이나 되는데
주지는 휴가도 없나..... 싶어서
2008년 미황사 계획에 11월은 휴식...... 이라 공고하고
모든 행사들을 취소했습니다.

1년에 한달이라도
나를 위해 집중해서 공부하고 싶었지요.

봉암사 가을 산철 정진에 들어갈까....
인도 히말라야 기슭에 한가로운 마을에 한달 간 지내볼까...
프랑스 플롬빌리지나 인도의 고엔가위빠사나센터 같은 유명한 수행센터들을 둘러볼까...

망상을 많이 피웠지요.

정작 11월이 되니
갑자기 돌아가신 분들이 붙잡는 것입니다.
1년중에 사십구재가 손으로 꼽을 정도인데
아 글쎄 ... 연달아 다섯분이나......
재를 지내다보니 서로 통하는지........... 천도재까지 지내달라고도............
아 이러다 11월이 그냥 지나가는구나 싶어서
늘 상하이 한번 간다던 덕인행님의 말빚이 있어 
무작정 새로 만든 무안공항에서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중국은 곰곰이 되새기며 다녀야 할 곳이 많다 생각하여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갈 요량으로 오랫동안 미뤄두었는데 마음에 준비할 겨를도 없이 훌쩍 떠났습니다.
상하이가 무슨 내력이 있는지
어디를 둘러봐야 하는지
주변에 갈 곳은 어떤곳들이 있는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아마 억울한 마음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도착하자마자 
한문학당 출신 보연이가 참여하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었습니다.
4년 전쯤 한국문화를 몸으로 익히겠다고 한문학당을 찾아온 보연이..
그 덕에 동생 지연이도 2년 후에 한문학당에 찾아와 미황사 가족이 되었지요.
보연이는 학당을 졸업하고 차와 발우공양을 집에서도 오래도록 했다고.......

지연이 방에 5일 동안 머무르게 되었는데
매일 새벽 3시 30분만 되면 눈이 떠지는 겁니다.
노느니 염불한다고.... 뭐하겠어요.
천수경을 하고..
예불문을 하고..
이산혜연선사 발원문을 하고..
반야심경을 하고...
참선........
마지막으로 이 방 빌려준 지연이의 축원...
늘 평화롭고, 행복하고, 지혜롭기게 자라기를...... 
내가 지나간 이 자리에 향기 가득하기를......

출가한 후에 일반인집에서 이렇게 오래도록 머무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너무 행복한 집이었습니다.

그 집에 머문 것만도 휴식인데
덕인행님은 상하이까지 왔으니 구경할 기본적인 곳이 있으니 꼭 보여줘야 한다며 낮에는 이끌여 나갔습니다. 맛있는 중국음식도 먹고...

상하이에 반야회라는 불자모임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파트에 법당을 꾸몄는데 중국공안의 명령에 이사를 했답니다. 내가 찾아간 곳은 6개월 전에 옮긴 법당이었는데 상가건물에 아주 훌륭한 법당이었습니다. 곳곳에 애쓴 흔적들이 묻어납니다. 스님도 없이 신도들끼리 매일 기도하고, 매주 금요일에는 함께 경전도 독송하는 법회도 열고.....
그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란......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회사로 출근하는 보연이 아빠
회사에서 매일 108배를 하고 하루를 시작한다는 그 신심.....
매일 독송하는 금강경을 금고에 모셔두고.................. 꺼내어 보여주다니

멀리 플럼빌리지나 봉암사 선원에 가지는 않았어도
새로운 수행처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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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여우 09-10-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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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가시는 곳이 어디인들 수행처가 아니겠습니까?
 스님께서 만나시는 어느 분인들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스님의 모습,  삶 그 자체가 법문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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