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01-19 13:06
절집이야기1-새벽예불
 글쓴이 : 금강스님
조회 : 5,537  

새벽예불...

 

내가 사는 곳은 우리나라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위도 상으로 육지의 맨 끝 지점인 해남 땅끝 마을이다.

농사와 어업을 주로 하는 노인들이 신도의 대부분이다.

한 달에 한 번 초하루 법회를 하는 날이면 재미가 있다.

둥글게 앉아서 주거니 받거니 나누는 대화가 법문이다.

 

지난해 겨울 문득 우리 신도들에게 해인사 새벽예불을 만나게 하고 싶었다.

동안거 중에 대중처소에 방문한다는 것은 큰 결례가 된다.

그러나 해인사 새벽예불이 주는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해인사 소임자 스님께 간곡하게 부탁을 드렸다.

 

“우리 시골 신도들에게 해인사 젊은 스님들의 새벽 우렁찬 모습을 들려주고 싶으니 방문을 허락해 주세요.”

 

그렇게 해서 많지 않은 노보살님들과 해인사 성지순례를 떠나게 되었다.

무엇보다 스님들이 새벽 일찍 일어나서 예불을 하고, 아침 간경을 하고, 공부를 하는 수행자의 자잘한 일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심 크게 부러워하는 마음 오롯이 새기기를 바랐다. 그래서

 

“이 다음 생 언젠가는 나도 이들과 같이 맑디 맑은 신심을 내어 수행자가 되고자 합니다.”

 

그런 발원하기를 바랐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신문에 해인사가 곧잘 나오니 그때마다 회상하고 다짐한다면 변화하는 날도 오지 않겠나 싶었다.

내 예상이 얼마나 맞았는지 아직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미황사만 큰 절인지 알았더니 해인사에 비교하면 애기입디다.”

 

“우리 주지스님보다 젊은 스님들이 겁나게 많드만요.”

 

노보살님 그 말 속에서 그들이 보고 느낀 게 무엇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처음의 일은 언제나 기억 속에 오래 남는다.

스무 살 나이로 출가하여 어려운 행자생활 했던 곳이 해인사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스님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거니와 가야산의 기백이 자연스레 스님들의 생활에도 베어 우렁차기가 비교할 곳이 없다.

겨울철 아무 생각 없이 차디찬 공기 속에서 만났던 해인사 새벽 예불. 초발심 행자와 차디찬 겨울 새벽예불의 만남. 어쩌면 내가 수행자로서 묵묵히 걸어갈 수 있는 것도 그때 해인사 새벽예불 때 마음에 새겼던 맑은 신심 덕분이 아닌지 모르겠다.

 

절에서의 새벽은 도량석(道場釋)에서부터 시작한다.

스님 한 분이 이른 새벽에 법당 문을 열고 부처님 앞에 촛불을 켠다.

그런 다음 다기 잔에 맑은 물을 가득 담고 향을 사루고 목탁을 들고 마당 한가운데에서 삼배를 드린 후 목탁을 치면서 도량을 깨운다.

새벽녘 어둠을 멀리 몰아내고 밝음으로 풀어내는 의식이다.

중생의 번뇌를 몰아내고 깨달음으로 마음을 낸다는 의미이다. 중생의 꿈과 미혹을 일깨우는 법문인 것이다.

 

“동방을 씻어내어 맑은 도량 이루고

남방을 씻어내어 청량함으로 장엄하고

서방을 씻어내어 안락정토 만들고

북방을 씻어내어 영원토록 평안한 곳 이룹니다.

 

도량이 청정하여 더러움 없사오니

삼보님과 천룡님네 이 도량에 오시옵소서.”

 

도량석이 끝나면 불전사물이 울린다.

불전사물은 법고, 목어, 운판, 범종이다.

법고는 땅위의 생명, 목어는 물속의 생명, 운판은 하늘을 나는 중생, 범종은 땅 밑의 중생들에게 들려주는 법문이다.

모두 이 법회에 참여하여 함께 예배하고 다 같이 깨달음의 세계로 나아가자는 대승보살의 마음이다.

나 하나의 수행이 아니라 모든 중생이 함께하는 수행. 나 혼자의 성불이 아니라 일체의 중생이 함께 성불 하자는 지극한 마음이 담겨 있다.

 

법당에서 작은 종을 108번 울리는 것은 108번뇌를 각성시키는 부처님의 음성이다. 절에서는 말이 필요하지 않다.

목탁소리, 법고소리, 종소리면 족하다.

그 소리에 눈뜨고 법당으로 향한다.

어둠에서 밝음으로, 어리석음에서 지혜로, 중생세계에서 부처님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큰 절 삼배를 드린다.

욕심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비우고 청정함과 고요함과 지혜로움으로 채우는 절을 올린다.

새벽에 부처님께 드리는 게송은 맑은 신심을 드러낸다.

 

“제가 지금 맑은 청정수를

감로의 차로 변하게 하여

불법승 삼보전에 받들어 올리오니

원컨대 어여삐 여겨 거두어 주옵소서“

 

청정수는 신심이며,

감로의 차는 깨달음이다.

맑디 맑은 신심으로 깊은 수행을 하여 영원한 생명의 자리인 깨달음의 본질을 드러내겠다는 마음을 내는 게송이다.

이렇듯 새벽예불은 그대로가 법문이다.

나도 부처가 되어보겠다는 발원의 시간이다.

하늘 바다 땅위 땅속 뭇 생명과 더불어 깨달음을 이루자는 약속의 시간이다.

새벽예불이 경건하고 거룩한 시간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겨울 산사의 새벽 찬 공기는 정신을 번쩍 나게 하는 효험이 있어 절에서 생활하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사람들이 가끔 묻는다.

 

“미황사는 언제 가장 아름다운가요?”

 

그때마다 나는 주저없이 대답한다.

 

“새벽예불 그때가 가장 아름답지요. 이유는 묻지 마세요. 궁금하시면 한 번 참석해보시든지요.”

 

특히 겨울철 음력 보름날 새벽에는 달이 서쪽 바다를 은빛으로 물들이고는 하얀 달이 노랗게 변하며 깊은 침묵의 새벽을 황홀한 시간으로 바꾸어 놓는다. 그

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대웅전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그냥 새벽이 되어 보는 것이다.

겨울 산사의 새벽예불에 함께 해보라.

먼 산을 치고 되돌아오는 범종소리 그 깊은 울림만 들을 수 있어도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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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아낙 09-09-24 12:15
답변 삭제  
해인사 새벽예불 가셨네요. 우리도 같이 갈걸 그랬네요. 담에 갈 기회가 있었음 좋겠습니다.
파도 18-10-0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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